나는 교단에 들어온 2011년부터 교육을 비관했다.
학교는 온갖 생색내기와 보여주기, 거짓과 억압으로 가득차 있었으며 도무지 교육이 가능할 것 같지 않아보였다.
군대에 다녀온 뒤에도 학교는 그대로였고, 2년 간의 시간동안 오히려 더 나빠져있었다.
내가 유일하게 희망을 걸었던 것은 '진보교육감'이었다. 곽노현과 김상곤처럼 충남에도 이상적인 진보교육을 이끌어줄 영웅의 탄생일 기다렸건만, 진보교육감 이후에도 학교는 그대로였다. (진보교육감 취임 1년, 우리 학교는 아직도 중앙 계단을 학생들은 이용하지 못한다.)
점점 더 우울한 마음에 빠져들던 나에게 어느날 '학교가 변하지 않는다면 교실이라도 바꿔야 한다'는 아주 식상하고도 당연한 명제가 다가왔다.
그렇다. 고백하건데 지금까지 나는 교육체제와 구조만을 욕해왔을 뿐, 내가 이것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는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더 입을 다문채 지금껏 동태눈깔처럼 현실에 안주했던 것이다.
이제 나부터 바뀌어야겠다. 불의한 사회와 현실에 저항하는건 그 다음이다.
갑자기 유명 교사들처럼 바뀔 수는 없다. 그들이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픔과 고통, 노력이 있었으랴?
혁신학교는 정답이 아니다. 다만 이상을 바라볼 용기를 줄 뿐이다.
우리 학교가 혁신학교가 아니라고 탓할 것 없다. 교실을 돌아보자. 내가 혁신된 것이 얼마나 있는가?
먼저, 내가 최선을 다해보자. 그러고도 안되면 마음껏 욕하자.
아직 나는 최선을 다해서 내 교실을 바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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