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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야기

학생인권의 시대에 학교운동부를 생각한다.

내가 학교 운동부와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였다심심치 않게 전학 오는 낯선 친구들그들은 수업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고 매일매일 축구만 했다방과 후에는 운동장을 점령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 듯 했다잘 기억이 나지 않는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면 운동부 아이들이 생각보다 축구를 잘 하지 못했다는 것과(더 잘하는 비운동부가 대회에 대신 나가곤 했었다운동부 담당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 출장을 자주 가서 좋았던 기억밖에는 없다단편적인 기억이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종목이 축구에서 야구로 변했을 뿐운동부 아이들은 여전히 하루 종일 운동만 했고수업엔 들어오지 않았다그리고 그렇게 잊혀졌다.

 

초중고 12년을 운동부와 함께 지냈지만 그 중에서 프로선수로 성공(여기에서 성공이란 프로팀 1군을 말한다.)한 친구는 단 한 명 이었다나와 같은 공간에서 학교를 다닌 선후배까지 시선을 돌려봐도 세 명을 넘을지 모르겠다그때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운동을 했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도중에 운동을 그만두었던 친구들 역시 나중에 학업에 있어서 고전을 면치 못하였던 것을 보면 아마 공부로 방향을 돌리지 않았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던 뻔히 볼 수 있는 운동부 학생의 서사를 굳이 언급한 이유는 우리 반(4학년아이가 피멍이 들어 나타나던 그 순간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운동부 친구들이 머리 속에서 스쳐갔기 때문이다피멍의 대가가 과연 무엇이기에얼마나 행복한 미래를 선사해주기에 이런 상처를 입어야 하는지 도무지 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저번 주 체육시간에 남자아이들의 OO이의 허벅지에 멍이 들었다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절대 알아차리지 못했을 운동부의 폭력학생인권이 보편적으로 언급되는 시대에 운동부 학생들은 학생인권의 사각지대에 갇혀있다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행복해야할 어린 시절을 희생당하고 착취당하고 병들어간다.

 

보건선생님이 아이의 허벅지에 약을 발라주고혹시나 하는 일에 대비해 사진을 찍어놓고 혼자 흥분해 코치와 언쟁을 벌이고 난 뒤에 집에 돌아와 코치의 변명이라면 변명일 수 있는 훈련철학을 곱씹어보았다애초에 서로 다른 이야기만을 했기에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쉽지는 않았지만운동부이기에 체벌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들은 코치의 이야기는 뻔 한 교육의 가면을 쓴 폭력을 생각나게 했다. ‘아이들이 잘못했다정신단련차원이다맞으면 좀 더 잘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교실에서 무수히 반복되어온 폭력과 어느 하나 다를 바가 없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근대식 훈련방법으로 현대 교육기관에서 자신들의 철학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고 있었다.

 

문제의 원인도 명확하고 해법도 쉽다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이다학교운동부는 해체되어야 한다미래를 꿈꾸는 어떠한 아이도 현재의 모든 것을 희생하지는 않는다수학자미술가교수공무원소방관경찰디자이너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아이들의 꿈은 넘쳐난다그렇지만 유독 학교에 소속된 운동부만 모든 학업을 포기하고 운동만을 고집한다그리고 일부를 제외하고 버려진다유흥가로군대로용역업체로 아이들은 흘러들어갈 것이다소수의 성공을 위해 왜 대다수의 아이들이 들러리를 서야 하는가결국 수상실적을 원하는 교육기관일자리와 명맥유지를 위한 체육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생기는 굴레일 뿐이다운동부는 학교를 떠나야 한다명맥을 유지하고 싶다면 체육계 스스로 장소와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방과 후에 아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운동에 빼앗긴 아이들을 학교는 되찾아와야한다.

 

200억이 넘는 금액을 포기하고 메이저에서 카프로 돌아가 일본을 감동시킨 구로다 히로키의 명언에 가까운 발언을 떠올려본다.

 

제 딸들은 야구를 아주 좋아합니다제 경기가 끝나고 나면 항상 멋진 아빠 힘내세요라고 말하죠딸들은 양키스 경기를 즐겨 보곤 했습니다평범한 제가 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스포츠 선수는 아이의 정신과 사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다시 말해서 정정당당하게 싸우고꾸준히 노력하고정직하게 사는 것 등 인생의 기본을 전해주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가시마 시게오 씨는 야구로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고 항상 의식하며 행동했다고 합니다이것이 프로스포츠의 모습이지요스포츠 선수는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아이들의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내가 이렇게 많은 연봉을 받는 것도 어린이와 팬들의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우리나라에 진정한 프로스포츠는 있는가무수히 많은 운동부 학생들은 꿈을 꾸고 있는가지금도 체벌과 기합에 무녀저가는 아이들의 꿈을 지킬 방법은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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